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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와 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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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7-02-03 00:00 조회1,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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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이태복의 새벽편지

  기독교의 일부에서 시작된 멘토링이 학교와 회사조직에도 번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멘토링이란 말 그대로 정신적인 가르침이나 조언, 지도, 안내를 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그리스신화에 연원을 두고 있으니 우리 정서에는 낯선, 새로운 유행바람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식의 용어로는 사부(師父), 스승, 사제관계라는 말과 비슷하다.

  이런 멘토링 유행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가치관의 혼란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 활로를 찾고 모색하여 건강한 삶을 회복하려는 몸짓이 아닌가 싶다.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분명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면 구태여 다른 누구의 조언이나 가르침을 갈구하게 되지는 않는다. 정의와 불의, 용감과 비열, 진실과 거짓, 애국과 매국, 사랑과 증오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상조차 서로 정반대의 주장이 공공연하게 난무하는 것이 오늘의 세상이다. 9․11테러를 일으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테러범들이 알라신의 정의를 부르짖지 않는가. 평화와 사랑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세계 곳곳의 전쟁터는 무엇을 말하는가?

  경쟁이 최고이며 그 싸움에서 살아남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정책과 이념을 자유라고 말하고, 개혁과 개방을 내세워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대하는 탐욕스런 현실에서 인간들은 선택의 혼란에 직면하고 갈등과 번민에 휩싸인다. 그 뿐만 아니다. 어떤 이들은 웃으면 건강해진다고 산이나 강가, 또는 사무실에서 미친 듯이 웃기도 하고, 걷는 게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황사 바람 속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강변을 걷고, 돈이 최고라 믿는 사람은 개노릇을 해서라도 돈을 긁어모으기 위해 눈이 뻘개져서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닌다. 이런 모습이 혼란스런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도대체 무엇이 옳고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가?

  이런 갈증 때문에 멘토를 찾게 되고 멘토링을 통해 실천과 삶의 중심잡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다 같이 오물을 뒤집어쓰고 탁한 공기를 마시고 있는 환경에서 청정무구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인간을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부처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길을 찾았던 것이 아닌가. 하지만 부처나 힌두의 세계에서도 사부와 구루는 언제나 존재했다.

  문제는 오늘날 한국사회가 부딪친 혼란의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는 것이다. 성장기의 가정에서 듣는 말이라고는 ‘공부하라’는 말뿐이고 학교에서는 수 천 가지 정보를 전달해주기만 할 뿐이며 사회는 성과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현실에서 혼란은 극심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도덕을 분명히 가르치고 학교에서 윤리와 삶의 태도에 관한 교사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학교의 스승들이 제 역할을 했다면 세상의 혼란과 혼돈은 적어졌을 것이고, 멘토를 찾기 위해 자기 앞에 있는 교사를 제치고 다른 곳으로 찾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과 사회도 왜 돈을 버는지, 그 돈을 벌어 어떻게 쓸 것인지를 밝히는 풍토도 조성돼야 한다.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인간들의 맹목적인 물신주의가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투명성은 부패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오히려 기업이 돈을 벌어 어디에 쓸 것인지를 스스로 공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정치인, 고위관료, 기업인, 문화예술인, 체육인, 어느 분야에서든 한 공동체의 멘토나 사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자격이 없었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기 보다 적당히 처신하면서 이미지를 조작해온 사람들이 권력을 잡아 곧바로 국정을 파탄내기 일쑤였고 공복들이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보다 자신들의 자리보전과 출세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큰 덩치만 자랑했지 국민들이 존경할 만한 감동스런 사업이 없었다.

  스승을 갈구하는 우리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시대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멘토, 참다운 스승, 존경하는 사부가 넘쳐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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