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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동지여 기다려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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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7-02-03 00:00 조회2,1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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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태복의 새벽편지




90년대의 5․18이 정신이 사라진 박제화된 5․18이었다면, 최근의 5․18은 아예 현실에서 실종됐다. 국민들에게 거짓눈물이나 흘리고, 가짜 서민흉내 내는 사람들, 무자비하게 두드려잡고 나서 이제 한 표가 필요한 사람들이나 묘역에 찾아가서 잠시 엄숙한 체 하는 일과성 행사가 되어버렸다. 캠퍼스에도 운동권 학생들이 내건 상투적인 구호와 견강부회한 대자보가 띄엄띄엄 붙어있지만 학교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이제 그만 5․18을 얘기하라는 사람도 많다. 보상도 다 받았고, 정치적 이득도 봤으니 짜증이 난다는 얘기다. 물론 보상받은 사람도 일부 있고, 5․18 덕분에 정권을 잡아서 한몫을 챙긴 사람들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보상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많고, 정권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 국민들이 퉁명스럽게 대하는 이유는 어디 있는가.




민주화 이후의 현실에 실망하여 더 이상 기대를 접었기 때문이다. 5․18에도 불구하고 5․18정신에 녹아있는 가치가 그렇게 숭고하다면 그 이후의 일들이 감동적이어야 하는데, 차라리 박정희, 전두환 때가 좋았다는 소리가 나오게 된 탓이다. 정확한 인과관계를 따질 겨를도 없이 고단한 국민들의 일상사가 민주화 이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으므로 5․18은 이제 더 이상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닐까?




원래 역사가 다 그런 법이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우리의 5월이 정녕 이렇게 사라져도 좋은가. 5․18을 겪고 그 정신을 올바로 계승해서 민주주의와 나라의 발전을 제대로 이룩해냈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화운동세력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지금 5․18을 말한다는 자체가 민망스럽다. 구차한 변명을 하면 할수록 윤상원 동지를 비롯해 도청에서 역사의 전진을 믿으며 기꺼이 죽음을 선택한 선열들에게 죄스럽게 된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민주화세력의 일부의 잘못을 탓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우리들의 이지러진 자화상이 분명하며 자기에게 엄격하지 않고 남을 추상같이 비판해왔던 잘못된 풍토의 결과였다. 물론 운동의 전면에서 싸웠던 사람들로서는 옆에서 거들어준 일밖에 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사를 자처하면서 운동의 성과를 독식하여 욕만 먹게 됐으니 억울한 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5․18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여 영령들의 뜻을 되살려내지 못한 우리들의 한계로 생겨난 것이 아닌가. 90년대 초 5․18정신을 잘 살려내서 민주화와 나라발전의 주체로 서야 할 때 많은 동지들이 생업을 위해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던가. 그때 정치판에서 선거기술을 익힌 사람들이 민주화세력을 자처하고 대변하게 되면서 죽음으로 항거한 5․18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그들의 장식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가 5․18에 해야 될 일은 6, 7, 80년대의 용기를 회복해 국민들 앞에 분명한 깃발을 제시하는 일이다. 우리의 깃발은 국민들의 절실한 생활상의 요구에 어긋난 이념의 깃발 아니라 생활을 분명히 변화시키고 나라를 확실하게 발전시키는 희망의 메시지여야 한다.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우리시대의 역사적 과제를 온몸으로 껴안고 몸을 던져 실천한 사람들이었다는 실증을 구체적인 현실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 깊은 고뇌와 태산보다 무거운 실천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만들어가야 한다. 머리에서 짜낸 몇 개 구호나 눈가림 이미지는 속임수이며 국민들이 속지도 않는다.




지금의 이 현실을 그대로 방치하면 선거라는 마술방망이가 또 어떤 괴물들을 우리의 대표자로 내세울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5․18의 실종을 정말 우려하고 우리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으로 생각한다면 민주화운동의 주체와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광주를 넘어서 부산, 대구, 전주, 대전, 서울, 전국 어디서든 정치와 사회발전의 주체로 일어서야 한다. 마침 그런 조짐이 침묵의 카르텔에 묶어있었던 광주에서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윤상원 동지여, 기다려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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